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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8 아시아선수권] '하현승 12K 무실점·엄준상 완벽 이도류' 한국, 대만 2-0 제압…8년 만의 정상 탈환 첫발

by sports-playbook 2026. 9. 8.

[U-18 아시아선수권] '하현승 12K 무실점·엄준상 완벽 이도류' 한국, 대만 2-0 제압…8년 만의 정상 탈환 첫발

 

야구 U-18 국가대표팀 선수단이 7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 구장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개막식을 앞두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제공
야구 U-18 국가대표팀 선수단이 7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 구장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개막식을 앞두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제공

 

대한민국 18세 이하(U-18) 야구 국가대표팀이 8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을 향한 가장 거대한 분수령에서 완벽한 영봉승을 거두며 힘찬 첫 항해를 시작했다. 정윤진(덕수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7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 야구장에서 펼쳐진 제14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숙적'이자 개최국인 대만을 2-0으로 완파했다.

이번 대회는 조별리그 상대 전적이 슈퍼라운드까지 그대로 이월되는 독특한 대진 방식 구조로 치러진다. 따라서 강력한 우승 후보이자 개최국인 대만을 상대로 거둔 개막전 1승은 단순한 승리 이상의 막대한 가치를 지닌다. KBO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이 유력시되는 좌완 에이스 하현승(부산고)의 압도적인 12 탈삼진 무실점 역투, 그리고 공·수·주에 이어 마운드까지 지배하며 결승 타점과 마무리 세이브를 동시에 올려낸 '이도류' 주장 엄준상(덕수고)의 원맨쇼가 어우러진 완벽한 합작품이었다. 대만의 일방적인 홈 응원 속에서도 대표팀 선수단은 유기적인 팀워크와 흔들림 없는 마인드로 경기를 지배하며 금메달을 향한 정복의 기세를 높였다.

 

1. '152km/h 폭포수 삼진쇼' 하현승, 대만 타선을 마비시키다

마운드의 주인공은 단연 좌완 에이스 하현승이었다. 선발 등판한 하현승은 5.2이닝 동안 단 2개의 피안타와 무사사구만을 허용하며 무려 12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괴력의 투구를 선보였다. 이닝당 평균 2개가 넘는 삼진을 낚아채며 대만 타선을 완벽하게 마비시켰다.

195cm의 우월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고 시속 152km/h의 강속구와 낙차 큰 슬라이더는 대만 타자들의 방망이를 연신 헛돌게 만들었다. 타자의 체감 구속을 끌어올리는 뛰어난 익스텐션과 경기 후반까지 구속이 유지되는 강인한 체력은 왜 그가 국내외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집중 표적인지를 증명했다. 특히 국가대표 경기 중 가장 긴장하지 않고 임했다는 하현승은 "긴 이닝을 생각하기보다 매 이닝 전력 투구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라며 "원지우의 도루 저지와 엄준상의 호수비 등 동료들의 헌신적인 도움이 있었기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고 겸손한 소감을 남겼다.

 

2. 팽팽했던 0의 행진… 대만 선발 류런유의 맞불과 5회까지의 명품 투수전

경기 중반까지는 양 팀 좌완 에이스들의 자존심을 건 가파른 투수전이 펼쳐졌다. 대만의 좌완 선발 류런유 역시 5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고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철저히 묶어두며 팽팽한 0의 균형을 이어갔다.

류런유는 시속 150km/h를 넘나드는 강력한 직구를 앞세워 한국 타선을 압박했다. 경기 초반 한국 타자들은 상대의 무시무시한 구위에 눌려 출루에 애를 먹었으나, 선발 하현승이 마운드에서 단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0의 행진'으로 맞불을 놓으며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다. 양 팀 에이스가 펼친 명품 투수전은 타이베이 톈무 구장을 가득 메운 수많은 관중과 관계자들을 숨죽이게 만들었다.

 

3. '명품 호수비부터 6회 결승 타점까지' 엄준상의 결정적 원맨쇼

양 팀의 시소게임이 이어지던 위기와 기회의 순간마다 빛난 인물은 3번 타자 겸 유격수로 출전한 주장 엄준상이었다. 엄준상은 1회 말 2사 3루의 결정적 선제 실점 위기에서 3유간으로 빠져나가는 깊은 땅볼 타구를 백핸드로 매끄럽게 캐치한 뒤, 역방향 러닝 스로로 1루에서 타자를 잡아내는 초인적인 호수비를 선보였다. 이 수비 하나로 경기 초반 분위기가 대만 쪽으로 넘어가는 것을 완벽히 차단했다.

타석에서는 0-0으로 팽팽히 맞선 6회 초, 선두타자 남현우의 팀 첫 안타와 박보승의 희생번트, 조희성의 중전 2루타로 1사 2, 3루 기회가 마련됐다. 타석에 들어선 엄준상은 상대 투수의 공을 결대로 잡아당겨 유격수 방면 땅볼을 때려냈다. 벤치 지시대로 3루 주자 남현우가 과감하게 홈으로 쇄도했고, 대만 야수진의 송구보다 빠르게 홈판을 밟으며 야수선택에 의한 천금 같은 결승점을 뽑아냈다. 이어 이호민(경남고)의 우익수 희생플라이까지 터지며 한국은 2-0으로 귀중한 리드를 잡았다.

 

4. '투타 겸업'의 정석… 1.1이닝 5 아웃 무실점 세이브로 승리의 문을 닫다

엄준상의 맹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마운드 위로 이어졌다. 6회 말 2사 1루 상황에서 이번 대회 투구 수 제한(90구)에 도달한 하현승이 마운드를 내려가자, 유격수 자리에 있던 엄준상이 투수로 전격 등판했다. 정윤진 감독이 철저히 준비한 '투타 겸업' 카드가 마침내 베일을 벗는 순간이었다.

마운드에 오른 엄준상은 등판 단 1구 만에 몸쪽 직구로 2루수 땅볼을 유도해 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지었다. 이어진 7회 말에도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출루 후 방심한 상대 주자의 심리를 정확히 읽어낸 기습적인 1루 견제구로 주자를 잡아내는 고도의 경기 감각을 과시했다. 이후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5아웃 세이브를 완성, 대만 타선의 추격 의지를 완벽히 꺾어놓았다.

 

5. 끈끈한 '원팀'의 팀워크와 완벽한 컨디션 관리가 만든 승리

이번 대만전 승리는 마운드와 타선의 개별적인 활약을 넘어 선수단과 코칭스태프가 하나로 묶인 완벽한 '원팀(One Team)'의 결실이었다. 대만 팬들의 압도적인 홈 응원과 소음 속에서도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위축되기보다 오히려 경기를 즐기며 평정심을 유지했다.

특히 하현승은 경기 후 "감독님과 코치님, 트레이닝 파트에서 몸 회복과 컨디션 관리에 큰 신경을 써주신 덕분에 이닝당 2개씩 삼진을 잡을 수 있었다"며 지도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또한 투구 수 제한으로 주자를 두고 마운드를 내려올 때도 뒷문을 확실하게 걸어 잠근 엄준상에게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1회 호수비와 원지우의 깔끔한 도루 저지 등 수비진의 물샐틈없는 지원 사격 역시 승리 투수의 투혼을 뒷받침한 숨은 동력이었다.

 

[총평]

라이벌 대만을 꺾은 이번 개막전 승리는 단순한 1승 이상의 거대한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 슈퍼라운드 이월 제도라는 대회 특성상 최대 난적을 제압하고 거둔 1승은 대표팀의 결승 진출을 향한 가장 넓고 탄탄한 고속도로를 확보해 주었다.

무엇보다 세계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과시할 최정상급 유망주들의 기량이 결정적 순간마다 폭발했다는 점이 매서운 호재다. 12 탈삼진으로 상대 타선을 완벽히 제압한 하현승은 자신이 왜 전체 1순위 후보인지를 완벽히 증명했고, 공·수·주·마운드를 모두 지배하며 'Game Changer' 역할을 완벽히 해낸 주장 엄준상의 리더십과 이도류 활약은 대표팀의 핵심 자산임을 입증했다.

첫 단추를 이보다 더 완벽하게 꿸 수는 없다. 마운드의 높이, 철통같은 수비력, 그리고 집요한 찬스 집중력을 과시한 '정윤진호'는 싱가포르(8일), 태국(9일)으로 이어지는 남은 조별리그를 넘어 슈퍼라운드로 향하는 발걸음에 강한 확신과 자신감을 얻었다. 2018년 대회 이후 8년 만의 아시아 정상 자리를 탈환하기 위한 대한민국 U-18 대표팀의 황금빛 여정이 비로소 당당하게 돛을 올렸다.